2015년 3월 4일 수요일

피쳐폰 출신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 vs 온라인 출신 스마트폰 게임 개발자 = 네안네르탈인 vs 크로마뇽인

 요즘 새로운 회사에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면서... 아니 만드는 것을 지켜보며 지원하면서(^^ 개발자가 아닌 경영자로서...) 이제 정말 모바일 게임도, 그리고 계임계도 고도로 양극화 되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술자리에서 업계 여러분과 얘기를 하면서 내가 종종 드는 예시가 있다. 피쳐폰 개발 세대는 이제 끝났다. 아무리 경력을 내세워도 지금 온라인에서 넘어온 개발자들의 개발방식과 퀄리티를 따라가긴 힘들다. 마치 크로마뇽인에게 밀려 사라진 네안네르탈인의 뒤를 쫓고 있다라고 말을 하곤 했다.

네안네르탈인 vs 크로마뇽인

■ 피쳐폰 게임

 뭐 다들 아시겠지만, 피쳐폰게임은 과거 SKT, LG U+, KT 올레 등 이동통신사 마켓을 통해 게임을 유통하던 시절의 게임을 말한다. 즉... 2000년 모바일게임의 태동부터 2010년 아이폰이 국내 들어오기 전까지의 시기의 게임을 말하는데, 초기 WAP 게임(브라우징게임)부터 신지소프트의 (GVM/GNEX), 퀄컴의 Brew, LG의 MIDP 등을 이용한 초기 VM게임들, 그 후 WIPI를 거치면서 많은 질적, 양적 발전을 했었다. 

> 피쳐폰 게임의 특징 (개발측면 위주)

 - 작은용량 :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발적인 측면에서 보면 항상 피쳐폰 개발은 용량과의 전쟁이였다. 초기 VM게임의 허용 용량은 100kb 정도였나? Gnex와 WIPI 등을 거치면서 10MB~20MB로 대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유저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용량이였다. 

 물론 이당시의 비싼 데이터 요금도 한몫 거들면서 작은 용량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자들은 리소스 쪼개쓰기, 중복쓰기, 재활용하기를 얼마나 잘하고 힙메모리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가가 노하우 좋은 개발자로 여겨졌으며, 게임도 아이디어성 창작게임이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물론 컴투스, 게임빌을 필두로하여 RPG도 많이 개발/서비스되어 사랑을 받았으나, 픽셀로 만든 초기 콘솔게임과 비슷하며 지금의 어마무시(?)한 RPG와는 사뭇 많이 다름을 알 수 있다. 
 - 개발인력 : 지금도 1인 개발사나 소규모 인디 개발사들은 계속 그러한 규모이겠지만, 보통 기획/그래픽/프로그래머가 한팀이 되어 3명이면 왠만한 게임을 다 만들었던 것 같다. 
 규모가 좀 큰 타이쿤 게임이나 RPG 게임 등도 거기에 기획자 1명 정도 더, 프로그래머 1~2명 더, 디자이너 2~3명 더 추가되어 8명~10명 정도면 거의 초거대 프로젝트로 여겨질 정도였으니, 지금과는 참 많은 격세지감을 느낀다.

ㅋ 한때, 우리는 RPG 똘랑 3명이서 만들었다는 게 무용담이였던 시절...ㅋㅋ 

■ 스마트폰 게임

 2010년 아이폰의 국내진출을 시작으로 갑자기 상전벽해가 된 모바일게임시장. 그전까지는 게임성과 개발력도 중요하지만, 아무래도 이통사와의 영업력이 큰 경쟁력(?)이였던 시기였기 때문에 이통사 담당자와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앱스토어의 등장으로 급격히 이통사 마켓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큰 내홍을 겪게 된다. 이통사 마켓이 급격히 매출이 떨어지는 것과 반대로 앱스토어 매출은 올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르지 않고 초기 시장 대응에 쩔쩔 매는 형상이니... 그 어느쪽에서도 매출을 만들기가 참 어려워졌다. 

 물론 스타는 필요한법!! 개인 개발자들이 요때 범람도 했고 성공한 개발자도 많았다. 

 하지만, 카카오톡 게임하기의 등장과 넷마블을 위시한 거대 퍼블리셔의 등장, 온라인 개발 인력의 대거 유입 등으로 대 혼전이 벌어지니...
 게임빌, 컴투스의 주춤주춤과 위메이드, 넷마블의 약진이 앞으로의 모바일 바닥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단초가 되었다.

 아... 어떡해... 점점 쓰기 귀찮아지고 있어... 걍 소주 한잔 하고 입으로 털면 되는 걸 글로 하려니... ㅠㅠ

■ 피쳐폰 출신 개발자 Vs 온라인 출신 개발자

 카카오톡 게임하기 초기에 흥행에 성공한 게임을 보면 애니팡, 캔디팡, 드래곤 플라이트, 모두의게임(아이고 아련하다...), 윈드러너 등등등... 원코인 게임(누가누가 더 오래가나)으로 기존 피쳐폰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아이디어성 캐주얼 게임이다.

 요때까지만 해도 피쳐폰 출신들도 어느정도 포지셔닝을 할 수 있었다. 3D나 RPG위주가 아니였고 가볍고 진입장벽이 낮은 퍼즐이나 아이디어성 아케이드류가 강세였기 때문에 경험 많은 피쳐폰 출신 개발자들이 게임을 찍어(?)낼 때, 온라인 게임 출신 개발자들은 제한된 용량과 처음부터 끝까지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 부족 등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었다.

온라인 게임은 개발기간이 기본 3년 이상은 걸리는데 게임 몇개나 개발해 봤겠어... 거기에 파트 참가지 시작부터 끝까지 전부 만들어 본적도 없을테고... 라는 마인드

하지만, 핀콘의 헬로히어로, N2Play의 모두의 마블, 액션스퀘어의 블레이드 등 감잡은 온라인 출신들의 약진으로 판세는 완전 뒤집어지게 되었다.

■ 시장의 양극화 현상과 피쳐폰 세대의 몰락

거대 퍼블리셔의 등장과 마케팅비의 급상승, 고퀄리티 3D게임 RPG 게임의 인기몰이로 이제 아이디어성 게임은 설자리를 잃게 되고 점점 규모를 이룬 스튜디오와 근근히 살아가는 영세 개발사로의 몰락으로 이 시장은 양분화 되었다.

 이와 함께 개발 프로세스도 온라인 개발 공정을 따르게 되어 엄청 세분화 되고 있는 상황으로 화려한 이펙트를 앞세운 온라인 출신 개발자들의 공세에 피쳐폰 세대의 개발사들은 문을 닫거나 인디개발사로 광고수익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마치 크로마뇽인에 밀린 네안네르탈인이 멸종해가는 것처럼...


입기획을 많이 해서 그런가... 역시 글쓰는 건 참 어렵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아서 그런가... 계속 쓰다보면 점점 간결해지고 명확해지겠지... 그래서 어쩌라고?! 하면 할말 없습니다만, 앞으로의 개발방향이라던지 등등에 대해서 점점 의견을 펼치고자 한다. 0세대 모바일게임인으로서 반성과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5년 2월 23일 월요일

이거 왜 만들었지?

"네에? 핸드폰으로 게임을 한다구요?!!! 기획을 하라구요?!!"
"그래~ 지금은 전문가가 없어. 네가 하면 향후에 네가 전문가다!"

2000년 당시 사장님의 꼬임(?)으로 그렇게 시작한 모바일 게임과의 씨름이... 15년을 훌쩍 넘어간다.
 ※나의 모바일 게임 처녀작 반칙왕 기사 ('반칙왕' 모바일게임으로 즐긴다)

기획자 > 사업담당자 > 총괄 > 경영의 테크트리를 타면서 많은 게임을 직접 기획/PD/런칭/마케팅/운영까지 해보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이 모바일게임 바닥이다.

예전에는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 초롱초롱한 눈으로 봐줬는데, 지금은 ... 그냥 꼰대되기 싫어 입은 다물고 지갑을 열려고 노력중이다.

그런데, 아깝잖아... 먼가 얘기해주고 싶은데...

그래서 만들었다. 이 블로그.

그냥... 15년간 일하면서 느꼈던 점 담담하게 담아 흔적을 남기고 싶다. 그냥...

슬슬 시작해보자. 설렁설렁~ 난 한량이니까. ㅋ